나뭇가지 사이를 비추는 햇살. 지저귀는 새소리....
2. 신혼집 침실 (낮)
창문으로 눈부신 햇살이 들어온다. 그 아래... 평온하게 잠들어있는 두 사람.... 혁준이 조용히 눈을 뜬다.... 정숙의 잠든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데 정숙도 눈을 뜬다... 마주보고 조용히 웃는 두 사람...
정숙 ...잘 잤어요?
혁준 ...잘 잤니?
정숙 (끄덕)
혁준 일어나야지?
정숙 일어나야죠...?
두 사람, 마주보고 웃던 얼굴을 정면으로 하는데-
인서트 - 간밤의 키스 상황!
동시에 서로 몰래 이불 속 상황을 살핀다! 헉! 벗고 있군!!
두 사람,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얼굴이 굳는다!
정숙/혁준(소리) 으아악 어떡해!!!
놀라는 두 사람의 표정! 화라락 목까지 이불을 뒤집어 덮고 굳은 두 사람!
정숙(소리) 어쩜좋아! 어쩜 좋아!
혁준(소리) 미치겠다! 미치겠어!!!
그러다 두 사람, 눈이 마주친다. 아하하... 어색하게 웃는 두 사람..
혁준 (식은땀) ... 왠지 일어나기가 싫으네?
정숙 (식은땀) 그, 그러게요...? 왜.. 이렇..게.. 일어나기가 싫지...?
두 사람, 아하하 이불 덮어쓰고 어색하게 꼼지락거린다... 발밑으로 쑥 나온 두 사람의 발바닥들.... 꼼지락거리며 초조해하는 발바닥 연기 위로...
정숙(소리) 아저씨는 출근할거면서 얼른 일어나지 뭐하는거야?!
혁준(소리) 아우 기집애 어지간하면 먼저 일어나지?
그런데 갑자기 딩동! 벨소리가 울린다. 눈이 동글해지는 두 사람... 거칠게 딩동딩동딩동! 울리는 벨 소리... 두 사람, 놀라 확 몸을 일으키고 이불끌고 각자 방향으로 그러다 침대밑으로 동시에 우당탕!!!
3. 현관 (낮)
탕탕 문을 두드리며 계속 신경질적으로 벨이 울린다. 대충 옷을 차려입고 나온 혁준과 정숙이 얼른 문을 여는데 짜증난 얼굴로 서 있는 수위아저씨!!
수위 (버럭) 4357! 이집 차 맞죠?!
혁준 네? 네 그런데요.
수위 (버럭) 아니 차 빼달라고 그렇게 벨을 눌렀는데 왜 일케 안나와! 당장 나와서 차 빼요!!!
혁준/정숙 (표정)
4. 아파트 전경 (낮)
5. 거실 (낮)
양복 입고 출근준비하는 혁준...
정숙이 넥타이를 매준다. 다정한 눈길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혁준..
정숙 ...다 됐다. (다 매고 올려다보는데) 다녀오세요?
혁준 (그윽하게 보며 웃는)
정숙 (쑥스러운데)
혁준 (다정한) 오늘은 뭐할거니?
정숙 오늘은.. 오늘은... (생각하다가) 글쎄요? 장이나 보러 갈까?
혁준 그래. 그럼 난 간다.
정숙 잘 다녀오세요....
혁준, 현관을 나간다. 그러다가 다시 문이 열리면서 들어오는 혁준.
정숙 왜요?
혁준 잊어버린 게 있어서.
하더니 혁준, 정숙의 뺨에 기습적으로 쪽 키스를 한다. 깜짝 놀라 보는 정숙!
혁준 (싱긋 웃으며) 출근키스야!
혁준, 확 나가고.. 그 자리에 굳은 듯 선 정숙! 멍하게 뺨 만지는데... 뺨에 핑크색 홍조가 떠오른다!!!
6. 집 앞 (오전)
후다닥 문닫고 나온 혁준, 잠시 멈춰서서 웃는데.. 혁준의 뺨에도 핑크색 홍조가!!!
신나게 달려나가는 혁준.
7. 몽타주
-신나서 운전하고 가는 혁준. 그런데 혁준이 보는 세상은 다 핑크색이다! (혁준의 시점샷만 핑크, 나머지는 노말)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뀐다. 그런데 혁준의 시점으로 보면 신호등에 핑크빛 하트가 떠있다. 하하 웃으며 액셀을 밟는 혁준. 그런데 경찰이 “4357” “4357” 부르며 따라온다. 딱지를 떼는 경찰.
경찰 신호위반 하셨습니다. 빨간불 못보셨어요?
혁준 아하하 그게 빨간불이었나요? 아하하 그게 빨간불이었군요!
경찰 (미쳤나? 이상하게 보는 표정)
-장을 보러 나온 정숙... 멍하게 걸어가며 보지도 않고 물건들을 담는다. 정숙이 담는 물건들만 전부 핑크색이다. 핑크색 파, 핑크색 양파, 핑크색 사과 등등을 바구니에 담는다. 정숙 문득 멈춰선다. 정숙의 시점으로 보면 핑크색으로 빛나고 있는 메론.
정숙 어머~ 분홍색 메론도 다 있네?
옆에서 과일고르던 안경낀 아줌마 어이가 없다는 듯 끼어든다.
아줌마 아니 새댁 이게 무슨 분홍색이야?
정숙 (너무 당연하다는 듯) 어머 아주머니 보세요 분홍색이잖아요!
정숙, 의연하게 장바구니에 넣고 밀고 가고 아줌마 얼떨떨해서 정숙과 메론을 번갈아본다. 당근 파란색이다.
아줌마 (눈비비며) 안경을 바꿀 때가 됐나..? (갸우뚱하고)
-장봐서 돌아오는 정숙.. 부녀회 아줌마들이 폐지정리하고 있는데 열심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무한테나 인사하며 간다. 다들 의아하게 돌아보고
-검찰청 복도를 걸어가는 혁준. 안녕하십니까? 좋은아침! 길가는 사람들한테 전부 열심히 인사하며 회의실로 들어간다. 신나서 인사하는 모습에 사람들 다 의아하게 보고..
8. 회의실 (낮)
열심히 회의하는 사람들 속 혁준. 괜히 안절부절 몸을 뒤척인다. 책상 밑으로 전화기 꺼내서 계속 확인하며 좌불안석. 종찬, 야 왜 그래? 입모양으로 물어보는데 아냐 아무것도.. 그래놓고 좌불안석.. 도저히 안되겠다.. 전화기 들고 몰래 회의실을 빠져나오는 혁준.
9. 회의실 앞 (낮)
혁준, 얼른 전화를 건다..
혁준 얘 왜 이렇게 전화를 안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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